커틀러 前한미FTA 협상대표 "자동차 高관세 등 최악의 통상 시나리오 대비해야"

조선비즈
  • 한동희 기자

 

입력 2019.01.29 12:06 | 수정 2019.01.29 12:20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미국측 수석대표를 역임한 웬디 커틀러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회장이 29일 "한국 정부가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한 통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부터 '무역확장법 232조'를 내세우며 수입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 상무부는 보고서를 다음달 17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웬디 커틀러 미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회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전경련 제공

커틀러 부회장은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연 ‘2019 글로벌 통상전쟁 전망과 대응과제 세미나’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3년차를 맞이 했는데 가장 큰 특징은 예측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협상에서 불거진 한·미 갈등의 불똥이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 고(高)관세 부과로 튈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의 협상 스타일 때문에 개연성이 큰 시나리오라는 얘기다.

커틀러 부회장은 보고서에 담길 시나리오 3가지로 △최고 25% 관세 부과, △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전기차·공유차량(ACES) 관련 기술에 대한 제한, △그리고 앞의 두 가지 방안의 중간 정도의 제한을 가하는 방안을 꼽았다. 커틀러 부회장은 "232조 적용 제외를 요청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 면제 여부와 함께 최종적으로 어떤 방식이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는 만큼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커틀러 부회장은 "미국이 미·중 무역협상 외에도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비준과 일본과의 자유무역협상 등 통상 현안이 산적해 있다"며 "미·중 통상협상은 진전이 있겠지만 모든 분야에서의 타결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세미나에는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 사회로 최석영 전 주제네바대표부 대사, 이재민 서울대 교수,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 등도 참여했다. 이들은 북미자유무역협 정(NAFTA·나프타)에 근거해 멕시코와 캐나다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USMCA의 조기 비준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들은 이어 보호주의의 확산을 막고 자유주의적 국제통상질서의 유지에 필요한 세계무역기구(WTO)의 개혁 논의에서도 미국이 구체적 행동 없이 비판만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출처]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29/2019012901222.html